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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선까지 아직 남았는데요" 1.6mm를 믿으면 늦는 타이어 교체 시기

법정 마모 한계는 1.6mm지만 빗길 성능은 그 전부터 떨어집니다. 교체 시기를 가르는 기준과 제조일 확인법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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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트레드웨어 인디케이터가 표시된 마모 한계선
사진=한국타이어

정비소에서 타이어를 바꾸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아직 홈이 남았는데”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실제로 마모 한계선까지는 여유가 있어 보이거든요. 그런데 법이 정한 한계선은 안전을 보장하는 선이 아니라 그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되는 최저선입니다. 둘은 다릅니다.

타이어 트레드 홈 깊이를 게이지로 측정하는 모습
홈 깊이는 전용 게이지로 재면 정확합니다 /사진=모토야

법이 정한 한계는 1.6mm입니다

승용차 타이어의 법정 최소 트레드 깊이는 1.6mm 입니다. 자동차관리법 하위법령에 규정돼 있고, 이 아래로 닳은 타이어를 끼운 채 자동차 검사를 받으면 불합격 처리됩니다.

타이어에는 이 기준을 눈으로 확인하라고 만들어 둔 장치가 있습니다. 트레드 홈 안에 1.6mm 높이로 솟아 있는 작은 턱인데, 이걸 마모 한계선 또는 트레드웨어 인디케이터라고 부릅니다. 홈이 닳아 이 턱과 타이어 표면이 같은 높이가 되면 딱 1.6mm에 도달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1.6mm는 안전선이 아닙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1.6mm는 “이 아래로는 절대 안 된다”는 최저선이지 “여기까지는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타이어 홈이 하는 일은 젖은 노면에서 물을 밀어내는 것입니다. 홈이 얕아질수록 배수 능력이 떨어지고, 어느 순간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막이 생겨 접지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이게 수막현상입니다.

문제는 이 성능 저하가 1.6mm 근처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른 노면에서는 홈이 얕아도 제동거리 차이가 크지 않지만, 빗길에서는 홈 깊이가 줄어드는 만큼 꾸준히 나빠집니다. 그래서 타이어 업계와 전문가들은 홈 깊이 3mm 안팎에서 교체를 준비하라고 권합니다. 눈이나 비가 잦은 계절을 앞두고 있다면 4mm 정도에서 미리 보는 편이 낫습니다.

정비소에서 “아직 법적으로는 괜찮은데 슬슬 바꾸시는 게 좋다”고 말하는 게 과잉 권유만은 아닌 이유입니다.

100원 동전이면 30초면 됩니다

전용 게이지가 없어도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을 뒤집어서 이순신 장군의 머리 쪽이 아래로 가게 홈에 꽂아 넣으세요. 감투가 홈에 가려 안 보이면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이고, 감투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면 홈이 얕아졌다는 신호입니다. 정확한 밀리미터를 재는 방법은 아니지만 “지금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가르는 데는 충분합니다.

한 곳만 재고 끝내지 마세요. 네 짝을 모두, 그리고 한 짝 안에서도 안쪽과 바깥쪽을 각각 봐야 합니다. 한쪽만 유난히 닳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편마모는 타이어가 아니라 차 문제입니다

한쪽만 닳는 편마모가 보이면 타이어를 새로 끼우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원인이 타이어가 아니라 차에 있기 때문입니다.

바깥쪽만 닳았다면 공기압이 낮았을 가능성이 크고, 가운데만 닳았다면 반대로 공기압이 높았을 수 있습니다. 한쪽 면만 사선으로 닳았다면 휠 얼라인먼트가 틀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을 그대로 둔 채 새 타이어를 끼우면 새 타이어도 똑같은 모양으로 닳습니다. 교체할 때 얼라인먼트 점검을 함께 받는 게 결국 돈을 아끼는 길입니다.

주행거리만 보면 놓치는 것

흔히 타이어 수명을 주행거리로 이야기하지만, 거의 안 타는 차라고 해서 타이어가 그대로 있는 건 아닙니다.

고무는 시간이 지나면 굳습니다. 자외선과 온도 변화에 노출되면서 유연성을 잃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접지력이 떨어지고 옆면에 잔금이 생깁니다. 제조일로부터 7년 정도 지난 타이어는 홈이 남아 있어도 교체를 검토하라고 권하는 이유입니다.

제조일은 타이어 옆면에서 확인합니다. 네 자리 숫자가 찍혀 있는데 앞 두 자리가 주차, 뒤 두 자리가 연도입니다. 2324라면 2024년 23번째 주에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새 타이어를 살 때도 이 숫자를 보고 너무 오래 창고에 있던 물건은 아닌지 확인하면 좋습니다.

두 짝만 바꾼다면 새 것은 뒤로

예산 때문에 네 짝을 한 번에 못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새 타이어를 앞에 끼우는 분들이 많은데, 권장은 반대입니다.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맡으니 더 중요할 것 같지만, 정작 위험한 건 뒷바퀴가 먼저 미끄러지는 상황입니다. 앞이 미끄러지면 차는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속도가 줄고 운전자가 상황을 인지할 시간이 생기지만, 뒤가 미끄러지면 차체가 돌아가면서 순식간에 제어를 잃습니다.

그래서 미쉐린, 브리지스톤을 비롯한 타이어 제조사들은 앞바퀴굴림이든 뒷바퀴굴림이든 새 타이어를 뒤축에 끼우라고 권합니다. 정비소에서 아무 말 없이 앞에 끼우려 하면 뒤로 해달라고 요청하세요.

계절과 관계없는 점검 습관

타이어 상태는 한 번 확인하고 잊을 일이 아닙니다.

공기압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좋습니다. 최근 차량은 계기판에 공기압 경고등이 뜨지만, 이 경고는 상당히 빠진 뒤에야 켜지는 경우가 많아 미리 재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름철 장거리 주행 전, 장마 시작 전, 겨울 첫 한파 전이 특히 챙기기 좋은 시점입니다.

옆면에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부분이 보이면 홈 깊이와 상관없이 즉시 교체 대상입니다. 내부 구조가 손상됐다는 뜻이고, 고속 주행 중 파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석에 세게 부딪히거나 포트홀을 밟은 뒤에는 그 자리에서 옆면을 한 번 훑어보세요.

적정 공기압은 감으로 맞추지 말고 운전석 문을 열면 나오는 스티커에 적힌 값을 따르면 됩니다. 타이어 옆면에 찍힌 숫자는 그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최대치라 실제 권장값과 다릅니다. 이 둘을 헷갈려 과하게 넣으면 가운데만 빨리 닳고 승차감도 나빠집니다.

마모 한계선까지 닳은 채로 운행하면 단속되나요?

도로에서 상시 단속하는 항목은 아닙니다. 다만 자동차 검사에서 불합격 처리되고, 사고가 났을 때 정비 불량이 인정되면 과실 판단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앞뒤 타이어를 서로 바꿔 끼우면 수명이 늘어나나요?

위치 교환으로 마모를 고르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미 한계선에 가까운 타이어를 위치만 바꿔 더 쓰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스페어타이어도 관리해야 하나요?

쓰지 않아도 고무는 굳습니다. 공기압이 빠져 있는 경우도 많으니 정기적으로 확인하세요. 임시용 스페어는 규정 속도와 거리 제한이 있습니다.

사계절 타이어면 겨울에도 그대로 써도 되나요?

영하권과 눈길에서는 겨울용 타이어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홈이 얕아진 사계절 타이어는 겨울 성능이 더 떨어지니 계절 전에 상태를 확인하세요.

정리하면

법정 한계는 1.6mm지만, 빗길 안전을 생각하면 3mm 안팎에서 교체를 준비하는 게 맞습니다. 홈이 남아 있어도 제조일이 오래됐다면 고무가 굳어 제 성능이 안 나옵니다.

당장은 100원 동전 하나로 확인해보세요. 감투가 보인다면 다음 정비 때 미루지 말고 상담받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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